고기의 본질로 모든 걸 찍어 누르는 집
논현동에서 오래 버티는 고기집은 많지 않다. 그런데 그 복잡한 동네 한가운데서, 화려한 간판도 없이 묵직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이 있다.



바로 원강. 이 집은 친절한 설명도, 과한 서비스도 없다. 대신 고기 자체의 힘으로 모든 걸 말한다. 앉는 순간 공기가 다르다. ‘오늘 고기 제대로 먹겠다’는 기운이 확 올라온다.
1. 기본 세팅 – 시작부터 진심이라는 걸 알게 된다
원강의 기본 세팅은 투박하지만 압도적이다. 동치미, 양파절임, 마늘장, 김치, 기름장, 소금…

그리고 이 집의 아이덴티티라 할 수 있는 기본 육회(품절 잦음, 보이면 무조건 먹어야 함). 이 육회가 평범하지 않다. 양념으로 감춘 맛이 아니라, 고기 자체의 단맛과 결을 그대로 보여주는 스타일. 기본에 육회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원강의 방향성을 설명한다.


동치미는 고기 중간중간 기름 빼주고, 양파절임은 풍미 리셋 역할이고, 소금과 기름장은 고기의 본질을 가장 명확하게 끌어올린다. 이 흐름은 아무나 못 만든다. 원강은 기본 세팅만 봐도 ‘아, 이 집은 고기를 진짜 아는 집이구나’라는 확신이 든다. 소주병 뚜껑을 열기도 전에 이미 술맛이 난다.
2. 간받이 – 모르면 설명해야 하고, 알면 침부터 고이는 그 부위
첫째도 간받이요, 둘째도 간받이올소이다.
원강까지 가면 일단 간받이 먹어야 한다!

원강의 필살기 중 하나가 간받이다. 이름 때문에 간으로 오해하지만 전혀 다르다. 간받이는 등심과 안심 사이, 횡격막 근처에 붙어 있는 극소량 희귀 부위다. 탄력 있고, 육향 짙고, 안심보다 고소하며, 등심보다 쫀득하다. 딱 한 점을 씹는 순간 “이게 간받이구나” 하고 바로 이해한다.

원강의 간받이는 신선도가 미쳤다. 칼집 사이에 반짝이는 윤기, 선명한 결, 비린내 제로. 손질이 완벽하다. 부위 특유의 고소함이 입안에서 터지는데, 소주가 저절로 넘어간다.



가격은 150g에 93,000원. 부담되지만 한 점 넣어보면 그 가격표가 합리적으로 느껴질 만큼 존재감이 강하다. 간받이 한 접시가 테이블 분위기를 확 바꾼다.
“이제 시작이다” 하는 느낌.


3. 생등심 – 원강이 성지가 된 이유가 여기 있다
원강의 메인 무기는 단연 생등심(200g ,65,000원)이다.

불판 위에 올린 순간 히트감이 다르다. 고소한 향이 퍼지고, 표면은 윤기가 돌며 육즙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적당한 마블링의 밸런스, 도톰한 두께, 촉촉한 육색. 사진을 안 찍고는 못 배긴다.

레어와 미디엄 사이에서 먹는 게 가장 원강다운 방식이다. 씹으면 육향이 먼저 치고 들어오고, 그다음 단맛이 올라온다. 지방의 고소함이 무겁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져서 계속 먹히는 맛. 소주와의 조합은 말할 것도 없다. 고기 한 점 – 소주 한 잔 – 다시 고기 한 점. 이 패턴이 끝없이 반복된다. 그래서 원강 오면 소주 두 병은 기본값, 세 병부터 본 게임이다.

원강 생등심은 맛있다를 넘어서 정확하다. 고기 본질의 결을 그대로 드러내는 집이다.
4. 무밥 – 원강을 완성시키는 마지막 한 수
고기를 실컷 먹고 나면 마지막을 장식하는 메뉴가 있다. 바로 무밥. 밥 자체가 투박한데 맛은 반대다. 무의 달큰한 맛, 고깃기름의 감칠맛이 은근하게 배어 있고, 먹다 보면 ‘왜 이게 원강의 필수 코스인지’ 바로 이해된다.

김에 싸먹는거도 무시 못한다. 김은 자리에서 구워주시는데, 김의 고소한 향이 후각을 다시 자극한다.





여기에 생등심 한두 조각 찢어 넣어 비비면 원강식 피날레가 완성된다. 동치미 한 모금으로 입을 정리하면 그날 식사가 완벽하게 닫힌다.
고기를 먹고 나서 가장 자연스럽고 가장 맛있게 끝낼 수 있는 마무리다.
5. 가격 – 비싸다. 근데 다시 오게 되는 집이다
간받이 93,000원, 생등심 65,000원.
기본 육회 퀄리티까지 합치면 3명이 먹으면 50만 원은 기본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원강은 계산할 때 잠깐 놀라고 돌아가는 길에는
“다음에 누구랑 오지?”
이 생각부터 든다. 이게 진짜 맛집의 힘이다.
총평 – 한 점이 기준을 바꾼다
원강은 화려한 맛집이 아니다. 대신 한 점 한 점이 너무 정확하고 강력하다.
기본 세팅에서 기선제압, 간받이에서 첫 충격, 생등심에서 절정, 무밥으로 완성.
결론은 정말 단순하다
“니들이 고기맛을 알아? 원강 한 번 먹으면 기준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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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내산후기
상호명 : 원강
주 소 : 서울 강남구 학동로6길 16 1층
연락처 : 02-3445-1518
영업시간 : 11:30 -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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