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에 pong당

[부산 숨은 커피 맛집] 에이디아트드립 커피 – 사장님의 진심이 담긴 한 잔, 그리고 케냐 키에리

trippong 2025. 3. 31. 09:46

부산 출장 중 운 좋게 발견한 진짜배기 혼밥 회정식 맛집, 수정동 시장횟집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나니, 자연스럽게 커피 한 잔이 당겼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적당한 여운을 줄 그런 커피. 그렇게 찾은 곳이 바로 에이디아트드립 커피였다.


지나가다가 게이샤가 있다고 해서 들어가 봄



가게는 크지 않다. 한눈에 보면 그냥 소박한 동네 카페 같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조용하고 정갈한 공간, 그리고 사장님이 직접 드립을 내려주는 모습이 이곳이 단순한 카페가 아니라 ‘커피에 진심인 공간’이라는 걸 단박에 알려준다.

“컵이 차가우면 커피 맛이 죽어요.” 라는 소릴 둘어봤는가?

테이크아웃을 요청하자, 사장님이 먼저 컵을 뜨거운 물에 데운 후 커피를 따라주는 섬세한 배려에 감탄했다. 이건 단순히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한 잔 한 잔을 ‘제대로 대접’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열시미 세팅중이신 사장님!



이날 나는 게이샤를 마셔보고 싶어 들어간건데 아쉽게도 원두가 모두 소진되어 있었다. “월요일에 다시 들어와요”라는 사장님의 말에, 출장 중이라 다음 방문이 어렵다고 했더니 사장님도 함께 아쉬워하시며 “다음엔 꼭 오세요”라며 웃어주셨다. 소소하지만 그 순간이 참 따뜻했다.

그래서 대신 주문한 원두는 케냐 키에리(Kenya Kieni).


테이크아웃 컵으로 받았다. 플라스틱 안씀



(* 궁금할 분들이 계셔서 케냐 키에리에 대해서 좀 안내해 봅니다.)

케냐 키에리 원두, 그 깊은 향의 정체

케냐 키에리는 케냐 니에리(Nyeri) 지역의 고지대에서 자란 원두로, SL28·SL34 품종을 기반으로 한다. 화산 토양, 높은 고도, 적절한 강우량 덕분에 과일 향미가 풍부하게 살아있는 게 특징이다.

향미: 감귤류와 베리 계열의 선명한 산미

바디감: 중간 이상의 묵직함

후미: 깔끔하면서도 달콤한 여운

가공방식: 워시드 (습식) 방식 – 클린컵과 밝은 산미 강조


핸드드립으로 추출된 키에리는 첫 모금부터 확실한 개성이 느껴졌다. 꽃 향기와 과일 향이 어우러지면서도 뒷맛은 깔끔하게 떨어지는 밸런스. 회정식의 여운을 부드럽게 마무리해주는 최고의 한 잔이었다.



다양한 원두를 준비중!!



가게가 큰 편은 아니지만, 앉아 있는 동안 손님이 계속 들어왔다. 모두들 조용히 커피를 마시거나, 사장님과 짧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단골이 많고, 처음 온 손님도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분위기. 커피 맛이 좋은 건 물론이고, 이 공간 자체가 주는 따뜻한 무드가 이곳의 진짜 매력이라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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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요약

위치: 부산진역 5번 출구 도보 3~5분, 수정동 시장 인근

주문한 메뉴: 케냐 키에리 드립커피 (게이샤는 소진)

특이사항: 테이크아웃 컵도 예열, 사장님 직접 드립

운영 팁: 원두 소진 시 빠르게 마감될 수 있으니 방문 전 문의 추천

영업시간은 사진 참조





출장 중 뜻밖의 커피 한 잔. 그리고 그 한 잔에 담긴 정성과 향미가 하루를 더 풍요롭게 마무리해주었다. 에이디아트드립 커피, 부산 와서 회만 먹고 가면 손해다. 다음엔 꼭 게이샤 마시러 다시 오겠다고 다짐하며, 한 모금 더 천천히 음미했다.



“예상치 못한 수정동에서 부산 로컬 드립커피의 맛을 제대로 느꼈다!"


사장님 번창하시길!!